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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Jihyeon J. Kim 검토: Soo-min Chung
몇 년 전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간단한 디자인 활동이 있는데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내는데 유용하겠더군요.
이런 디자인 활동이 대개 그렇듯이 처음엔 별거 아니다 싶었지만
깊이 들여다보니
우리가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에 관한
예상치 못했던 사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 활동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누구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토스트 만드는 법 말입니다.
펜 하나와 빈 종이 한 장을 이용해서
글자를 사용하지 않고 토스트 만드는 법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그림을 그립니다.
가늘게 잘린 빵 한 조각을 그리고 이것을 토스트기에 넣죠.
이 상태로 잠시 두면
빵이 튀어나오죠. 짜잔! 2분 후 토스트를 먹고 행복해집니다.
저는 수년간 수백 개에 달하는 토스트 그림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 중엔 아주 뛰어난 것도 있었죠.
토스트 만드는 과정을 매우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그리고 이렇게 별로인 것들도 있었습니다.
대체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형편없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떤 그림은 과정의 일면을 잘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부분은 제외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것처럼 온통 빵에만 집중한 그림도 있어요.
빵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만 그리는거죠.
또 다른 이들은 오로지 토스트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고요.
엔지니어들은 이런 기계적인 부분을 그리기를 좋아하더군요.
(웃음)
또한 어떤 이들은 사람에 주목하더군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을 시각화하는 것이죠.
토스트 요리의 공급 과정에 중점을 두기도 했어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상점부터 시작해서
장거리 배송 과정을 거쳐
들판과 밀 재배에 도달한 분도 계시고
심지어 우주 대폭발까지 거슬러 간 분도 있었죠.
말도 안되는 얘기지요.
하지만 분명한 점은
각 그림 사이에 실로 엄청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파악하셨는지 궁금하군요.
아시겠습니까? 그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그림이 공통적으로 개체와 연결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체는 토스터나 사람들처럼 실제적인 사물을 보여주는 부분이고
연결고리는 그 개체들 간의 연결성을 의미합니다.
이런 개체와 연결고리의 조합이 바로
하나의 완전한 시스템 모델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무언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각 개인의 정신적 모델이 시각화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이 활동이 지니는 진정한 가치인 것입니다.
이 시스템 모델에서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각자의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가령 미국인은 토스트를 만들 때 토스트기를 사용하죠.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반면 많은 유럽인이 프라이팬을 쓰죠.
학생들의 경우엔 상당수가 모닥불을 사용하네요.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많은 MBA 학생들이 이렇게 합니다.
또는 개체의 숫자를 세는 식으로 문제의 복잡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그림은 평균 네 개에서 여덟 개의 개체로 구성됩니다.
이보다 적으면 그림이 별 볼 일 없어 보이긴 하지만
이해하기는 쉽고요.
개체가 열세 개 이상인 그림을 보면
복잡한 지도를 볼 때처럼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지나치게 복잡하단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적당한 숫자는 다섯 개에서 열세 개 사이가 되죠.
따라서 앞으로 뭔가 시각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도안에 다섯 개에서 열세 개 사이의 개체만 삽입하세요.
정리하자면, 그림 솜씨는 부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복잡한 것을 단순한 개체로 분해했다가
재통합하는 직관적인 능력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논의가 자연스레 두 번째 디자인 활동으로 이어지는데요.
이번에도 토스트 만드는 과정인데
포스트잇이나 메모지에 그려보는 겁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메모지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명하고 더욱 상세하며
논리적인 개체를 그리게 됩니다.
단계별로 분석하는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고
모델을 만드는 동안 개체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게 됩니다.
레고 블록을 다루듯 재배열해 보는 거죠.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사실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처럼 표현하고 난 후 다시 생각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신속하게 반복하는 것이
무언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 디자인 활동의 핵심입니다.
또한 시스템 이론가들의 말을 따르면
우리가 이렇게 손쉽게 디자인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은
모델을 개선시키려는 우리의 의지와 연결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방식은 유연성이 높을 뿐 아니라
고정된 그림을 그리는 일반적인 방식보다 훨씬 많은 수의 개체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표현이 보다 풍부해진다는 말입니다.
이 쯤에서 세 번째 디자인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번에는 집단으로 토스트 만드는 법을 함께 그려보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 어떻게 되는지 알려드리죠.
처음에는 난장판으로 시작하다가 갈수록 더 엉망이 되고
가면 갈수록 골치가 아파집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여러가지 모델을 계속 다듬어 가다 보면
어떤 것들이 가장 알맞은 개체인지 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모델의 형태는 보다 일목요연해집니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삼아 개체를 구축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는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 모델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모든 개인의 다양한 관점이 하나로 통합된 것입니다.
회의할 때의 엉망진창인 상황과는 전혀 다른
그럴싸한 결과물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렇죠?
이러한 도안에는 20개나 그 이상의 개체를 담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참여자들은 지도를 보는 듯한 혼란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 스스로 모델을 그리는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죠.
정말 흥미로운 사실 또 한 가지는 이들이 스스로 여러 개체를 뒤섞고
기본 구성 위에 부가적인 층을 쌓아올린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대조적인 것들이 있다면
가지 모양이나 평행 모양으로 추가 배열을 하는 것이죠.
아, 그런데 사람들이 완전한 침묵 속에서 작업을 할수록
훨씬 더 빠르고 훌륭하게 수행해내더군요.
대화가 방해가 된다니 정말 재미있는 사실이죠.
자, 이제 지금까지의 이야기로부터 배울만한 요점만을 간추려 보죠.
첫째, 그림 그리는 활동은 우리가 여러 개체와 관계로 이루어진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옮겨 붙일 수 있는 메모지를 사용하면 더 나은 시스템 모델이 얻어지는데
이는 훨씬 더 자유롭게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룹을 지어 메모지를 사용해서 그리면
가장 포괄적인 모델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관점이 종합된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점이 참 흥미롭습니다.
사람들이 협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알맞게 조성할 수만 있다면
집단 모델이 개별 모델보다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이 토스트 만드는 법을 그릴 때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시급한 사안을 그려야 할 경우엔 어떨까요?
가령 여러분 기업의 비전이나 고객들의 경험,
혹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처럼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시각적인 혁명이 있습니다.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통합적인 도안화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저는 세상을 유동적인 개체와 관계로 바라보는 사람들만이
우위를 점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실천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개체를 모아 놓고
이렇게도 배열해 보고 바꿔서 저렇게도 배열해 봅니다.
이처럼 수정하고 또 다듬다 보면 패턴이 보이면서
상황을 명료하게 인식하게 되고 그리고 나면 해답이 보이는 것이죠.
시각화 과정을 반복해 보는 이런 단순한 행위가
결국엔 실로 주목할만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모델 뿐만 아니라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대화 또한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란 점입니다.
이렇게 사고의 프레임이 시각화되면
개체는 수 백개의, 심지어 수 천 개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로데일(Rodale)'이라는 대형 출판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들은 어느 해 큰 손실을 보게 되자
경영팀을 구성해 삼일 동안 기업 내 업무 관행 전체를 도안화합니다.
흥미롭게도 개별적인 시스템을 연결해가며
사업 전체를 시각화하고 난 후
이들은 오천만 달러의 수익을 되찾게 됩니다.
또한 D급까지 내려갔던 고객 평가는 A급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경영팀이 재정비를 하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요즘 저는 조직체가 통합적인 도안화 과정을 통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제 임무라 여기고
드로우토스트닷컴(drawtoast.com) 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여러가지 우수 사례를 모아 놓았습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강습회 운영법을 배울 수 있고
또한 시각화한 언어,
개체와 관계의 구조에 대해 더 많이 익혀서
이를 일반적인 문제 해결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템플릿을 다운받아서
모든 조직이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 보십시오.
토스트를 그리는 사소해 보이는 디자인 활동이
뚜렷한 상황 파악과 올바른 관계 정립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에 여러분이 흥미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면
디자인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리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여
눈에 보이는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 보세요.
이는 단순하고, 재밌는 과정이면서 그 효과 또한 강력합니다.
저는 이것이 세상에 알릴만한 가치있는 아이디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