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Highlight text to annotate it
X
지금은 물론 폴락의 작품을 보면
익숙하고 작품으로써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작품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불쾌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충격적일 따름이었죠
미술 자체에 대한 모독이었기 때문입니다
폴락은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페인트를 튀기고 흘렸습니다
액체라는 페인트의 성질을 주제로 한 것이죠
캔버스에 그려진
일반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죠
페인트란 다른 물체를 따라 그리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하늘이든
들판이든 생물이든지요
하지만 폴락은 페인트 자체를 보여줄 뿐입니다 이런 시도는 폴락이 처음이었죠
많은 사람이 모방하려 했지만 그 누구도 폴락의
에너지와 즉흥성
그리고 페인트를 다루는 능력에는 못 미쳤습니다
멀리서는 미묘하게 다른 회색만 보여 절제감이 느껴지지만, 가까이 보면
색깔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폴락은 먼저 검은 무광 페인트를 빈 캔버스에 튀겨 스며들게 한 후
그 위에 색깔들의 향연을 더한 듯합니다 은색, 크림색, 분홍색
회색, 약간의 초록색, 옥색과
노란색을요 평평한 듯 보이지만
사실 여러 겹이 쌓여있고
울퉁불퉁하게 엉겨있습니다
어떨 때는 선들이
꽤 가늘고
얇습니다 어떨 때는
페인트가 모여서 엉겨
고르게 발라져 있습니다 묽은 페인트도 있고
광택이 있는 페인트가 임파스토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질감이 느껴지지요
폴락의 팔이 닿는 데까지 그려졌기 때문에, 이 작품은
굉장히 인간적입니다 따라서 모든 선은
폴락의 손이 움직이는 과정이 기록된 것이기도 하죠
작품이 만들어진 지 육십 년이 넘었지만
폴락이 작업하던 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림을 감상할 때 폴락이라는 작가와 함께하는 것이죠
아주 정직한 작품입니다. 우릴 속이려 하지 않죠 하지만 우리 뇌는 이 원근감을 읽어내려 애씁니다
이 선들과 페인트의 덤불에 빠져들게 하는 거죠
페인트 자체를 그린 풍경화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20세기 예술 혹은 어느 종류의 예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든지 간에
미술에 대한 지식은 필요 없습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죠 그림을 그린 방법만큼이나
우리에게 직접 다가와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