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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자살방지전화서비스는
30, 40번 걸어야 통화가 가능합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이 많아 계속 통화중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누군가 제발
내 전화를 받아달라고 빌 뿐입니다
전쟁의 꿈을 꿉니다
자살과의 전쟁
하지만 누가 적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무엇이
사람들을 그리 죽이는지
매년 전세계에서 100만명,
일본에서만 3만명이 목숨을 잃고있습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만 느끼고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 누구도 자살의 원인이나 방지에 대해
얘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살하는 방법이 쓰인 책이
100만부 이상 팔렸을 뿐입니다
만일 1만명의 일본인을 살릴 수 있다면?
기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성실성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습니까?
만일 죽음이 어둠이라면
이것은 삶입니다
이것은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되돌리려는 노력입니다
절벽 끝까지 내몰려 괴로울 때에도
절망을 딛고 일어서 희망을 선택하는 힘입니다
과거 10년간 30만명의 일본인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30만명은 아이슬란드 인구와 맞먹는 숫자입니다
일본의 자살률은 미국의 2배
타이의 3배
그리스의 9배
필리핀의 12배입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살과 맞서 싸워야할 때가 아닐까요?
자살 바이러스
1년 동안 도쿄를 돌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같은 질문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일본의 자살률이 왜 높은지
솔직히 저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살이라는 것이 항상 마음 어딘가에 있다는 거죠
매일같이 뉴스나 신문에서
자살에 대해 얘기합니다
정치가나 비즈니스맨처럼
성공한 사람이나 유명인도 예외는 아니죠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무언가 선택을 강요당합니다만
그 선택지 중의 하나가
자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의 자살 경향 중 하나는,
암시에 이상할 정도로 약하다는 것입니다
자살하고자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다들 그 사람에게 동조합니다
그러니 인터넷으로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
자살계획을 세웁니다
그 계획에 동참하는 사람이 상당수입니다
그들의 심리는
혼자보다 여럿인 게 안심이 된다는 겁니다
함께 죽는 거죠
어째서 일본인은 이렇게나 암시에 약한 걸까요?
일본에는 더이상 사무라이가 없습니다
가미카제 특공대(*자살특공대)도 없습니다
남은 것은 그 정신,
자살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정신뿐입니다
일본인 작가의 자살률은 지극히 높습니다
과거 수십년을 조사해보면
일본인 작가의 상당수가
자살한 것을 알 수 있죠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일본 외에는 소설가의 자살률이 현저하게 많은 곳이 없습니다
자살다발지역이 어째서 자살명소가 되었느냐하면
토짐보 절벽의 경우에는 그 지방 소설가인
타카미 쥰이 쓴 소설이 원인이 되었죠
자살이란 소재가 그곳을 관광지로 만들었고
아시즈리곶은 소설가 타미야 토라히코의
영화화된 소설이 원인이 되어
관광명소가 되었죠
전 자살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친구가 자살로 죽기 전까지는요
자살이란 비현실적이기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단순하게 믿고있었죠
미시마씨가 현실로 겪은 자살이란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자살한 모습은
소설에서 묘사되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죠
그의 소설에서 자살은
아름다우면서도 최고로 멋진 순간이었죠
그의 자살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나는 그의 죽음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정말 슬펐습니다
아직까지도 그의 죽음은 날 슬프게합니다
그의 자살은 저에게 있어 견딜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의 자살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는 말의 뜻은
그에게 자살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주변 사람들이
그의 문제에 발벗고 나서서
그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만 했었다는 것이죠
그 책이 출판된다고 들었을 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자살하는 방법,
즉 로프로 목을 매는 방법이나 그 외의 세부적인 사항이
전부 다 쓰여있었거든요
저는 자살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있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 자신이 자살하려고 맘 먹었을 때,
완전히 죽을 때까지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죽기 전에 고통으로 괴롭고 싶지 않습니다
10대 소년의 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2층 침대가 있었죠
소년은 웃통을 벗은 채로 바지만 입고있었고
등을 돌린 채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등이 분홍색이었어요
언뜻 보기엔 자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소년의 등에는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년을 깨워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야 할 것 같아서
깨우려고 하는데 형사가 절 저지했어요
"잠깐, 멈추고 물러나요 그 아이를 만지면 안됩니다"
그때 소년의 등에 붙어 있던 종이를 봤는데
"만지지마시오 감전위험"이라 쓰여있더군요
옆으로 보니 그 소년이
와이어를 벽 콘센트에 집어넣고
반대쪽을 자기 가슴에 붙여놨더군요
감전사였죠
방에서 희미하게 매캐한 냄새가 났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고기를 태운 것 같은 냄새였습니다
형사가 어떤 책의 복사본을 보여줬는데
감전사 페이지에 포스트잇으로
표시가 되어있더군요
형사가 말하길
"당신 기사에 이 말을 꼭 써줬으면 합니다
이 책은 정말 무서운 책이니
만일 자녀가 이 책을 가지고 있다면
그 아이는 진지하게 자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자살은 절대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주십시오" 라고
저는 전적으로 그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저는 작년 한 해동안 약 80건의 자살자의 장례식을 치뤘습니다
유족 한 분 한 분께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부분이 그 책에 대해 읽지는 않았더라도
들어본 적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수백 건의 죽고 싶다, 괴롭다,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상담을 받았습니다만
그분들 거의 전원이 그 책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살하라는 속삭임이 들릴 때,
지쳤잖아? 과로했잖아?
문제가 많아 힘들지 않니?
이대로 잠들어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내용의 말이 그 책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살이 꽤나 매력적인 해결방안인 것 처럼 보이죠
영향을 받는 정도,
치명성, 괴로움을 생각하면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죠
어떻게 자살하고 싶은지
왜 죽고 싶은지
죽어서 가족들을 괴롭게 만들고 싶다면
전차 앞에 뛰어들어라
그러면 철도회사가 가족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청구할테니까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근시안적으로 생각해버리는 문제가 있어요
그들이 머릿속 한 구석에서 생각하는 것들은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하면서 즐거워하거나
자신의 죽음이 일으킬 혼란을 기대하거나
자신이 얼만큼 사랑 받고 있었는지를 알고 싶다거나
여자친구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걸 깨닫게해주고싶었다든가
하지만 죽어버리면
그걸로 끝이에요
당신이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쩌려고요?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미디어, 특히 TV방송국이
어째서 피해자의 이름이나
그들이 어떻게 자살했는지를 상세히 보도하는지
그런 것들이 자살하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뉴스에 흥분합니다
누군가 전차 앞에 뛰어들어서
전차에 치어
신체가 선로 바깥으로 나가 떨어져서
편의점 창문에 부딪혀
잡지를 읽고 있던 편의점 고객 3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그런 자극적인 뉴스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끼죠
하지만 만약 당신이
전차에 뛰어드는 자살을 막고싶다면
그런 뉴스에 절대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겁니다
매스미디어에 자살 뉴스가 나오면
그 뒤 며칠 동안은 자살이 급증합니다 어느 나라나 비슷한 현상이지만
일본에서는 그 파급력이 대단합니다
100명, 1,000명이 자살하죠
이건 아마도 일본인의 사고방식 때문일 겁니다
좋든 나쁘든
옆 사람이 하는 걸 따라하는거죠
미디어는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한 방법으로
자살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닌가
미디어에서 목을 매 죽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아주 당연하게 나오곤하니까
시청자는 자살을 쉽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목을 매 죽게되면 실금을 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눈물이 줄줄 흐르죠
자살로 인해 신체에 손상이 가는 것을
미디어에서는 절대로 다루지 않습니다
자살매뉴얼이나
수많은 자살사이트에서는
아오키가하라 숲이
세상에서 제일 자살하기 아름다운 곳이라 말합니다
실제로도 그곳은 아름다운 곳이 맞습니다
하지만 죽을 장소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몇 달씩 시체가 발견되지 않고 방치되면
숲의 동물들에게 먹히고
다양한 종류의 벌레 둥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검은 비닐봉투에 담겨
저임금에 고용된 시청 직원의 손에 옮겨질 것입니다
더 끔찍한 것은
호기심에 시체를 뒤지러 오는 사람들입니다
보물찾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
그들은 금이나 은을 찾으러 오는 게 아닙니다
그들이 찾는 건 로프, 면도날, 신발, 지갑
혹은 '대박'을 찾으러
목 매단 시체를 찾으러
유투브에 영상을 공개하고
100만이 넘는 시청자가 그것을 보고
다운로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TV쇼, 뉴스에 방송되어
시체를 보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고
빙글빙글 돌면서 시체와 뼈를 찍어대고
영화까지 찍기 시작하고
유령이나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심령스팟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요
이 비극의 장소를 오락거리로 이용하고
그리고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합니다
이곳은 이미 세계 제일의 자살의 명소이니
부탁이니 돈을 벌기 위한 선전은 그만두십시오
그럴 시간이 있다면
자살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고용삭감의 영향으로
당신은 직장을 잃었습니다
주택마련대출은 아직 20년이나 더 갚아야하고
아이들 교육비도 필요한데
어쩌면 좋을까요?
바로 이겁니다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죠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고
주택마련대출도 한 번에 갚을 수 있고
아이들은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3천만엔정도를 받을 수 있을텐데
그 대가는 당신의 목숨입니다
사람들은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그대로 전차에 뛰어들어 자살합니다
보험회사측은 그래선 손해이기 때문에
1년 간의 적용예외기간을 두고있죠
그래서 당장 가입하더라도
보험금을 얻으려면 1년을 기다려 자살해야합니다
실제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게는
1년을 기다린다해도 매력적인 선택이죠
그래서 13개월째에 자살률이 급증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에서는 적용예외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게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계약서에 사인한 뒤
2년 간은 자살할 수 없죠
이번엔 25개월째에 자살률이 급증했습니다
어째서 보험회사들은 자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까요
보험금을 목적으로 자살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가족들을 내버리고 자살하는 걸 장려하지 말아주십시오
세상에 어떤 가족이 가장이 아닌 돈을 선택하겠습니까?
제가 일본과 일본인들에게 감명한 것 중 하나가
개인의 책임감이 강하다는 겁니다
특히 빚이나 돈문제에 대해서요
그리고 일본과 일본인들에게 유감스러운 것 중 하나가
책임감을 나타내는 방법 중 하나에 자살이 있고,
자살을 통해 사죄와 감사를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빚에 대해 얘기하자면
역시 다중채무가 자살의 큰 요인이 됩니다
돈에 쪼들리기 시작하면
처음엔 가족과 친구들에게 빌려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직업을 찾지 못하고 안정된 수입이 없으면
또 다시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리게되죠
그게 반복되면
주변에서 더이상 빌릴 수 없게됩니다
하지만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한데
이때 가장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게 소비자금융입니다
일본의 소비자금융은 예전부터 평판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소비자금융은 규제하기 매우 힘든 산업입니다
그들의 고객은 큰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극히 높은 이자에도 돈을 빌리게됩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소비자금융과 사채를 구분하기가 꽤 힘듭니다
대형은행의 지원과 화려한 TV 광고를 앞세우고
뒤에서는 아주 옛날 방식으로 돈을 거두어들이죠 최근까지도 그렇습니다
안구를 팔지 그래?
신장을 파는 것도 괜찮고
결국 이런 말은
자살해서 받게 될 보험금으로
빚을 갚으라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2005년 일본정부는 불온한 경향을 눈치챘습니다
5,000명이 자살했고
자살자의 생명보험금은 그들의 가족이 아닌
소비자금융회사에 지급되고있었습니다
소비자금융회사는 일상적으로
채무자의 보험금을 징수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금융회사는 채무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살은 소비자금융회사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있었던 것입니다
소비자금융회사 사람들은
채무자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이나 친지, 직장에까지 찾아갑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을 주어서
최종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거죠
정부는 소비자금융회사를 감시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금리를 낮추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쳤다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불행히도
거기엔 조직범죄가 엮여있었죠
합법적으로 융자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사채에 손을 댈 수밖에 없습니다
사채는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 악질적이죠
오후 5시가 되면 제가 담당한 일이 거의 끝나게됩니다
5시 반쯤 되면 퇴근해도 괜찮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들 잔업을 하고있어요
다들 할 일이 많아보이죠
상사도 아직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럴 때 상당수의 일본인이 취하는 태도는
자기는 할 일이 없지만
주변 사람들이 퇴근하는 분위기가 아니니까
그대로 남아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의미 없는 야근을 합니다
물론 겉으로는
과로해서 좋을 거 없다고 말합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하지요
일이 끝나면 빨리 퇴근하라고 대외적으로는 말합니다만
그 말을 그대로 믿고서
5시 반이니까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퇴근해버리면
나중에 뒤에서
"그 사람은 퇴근이 빠르다"
"다른 사람들은 야근하는데 눈치도 없다"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자살하려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누구도 남몰래 조용히
"이제 됐어, 그냥 자살할래,
이제 지긋지긋해"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원인은
정신상태, 우울증입니다
그것들이 사람을 자살로 내몰아요
우울증의 3분의 2는
심리적 부담이 원인이 됩니다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과로하고,
상사에게 괴롭힘당하고,
너무 오랜 시간의 강제노동을 하고,
달성 불가능한 일을 강요당하고,
난 열등한 인간이야
난 이 회사의 낙오자야
그냥 여기에서 벗어나고싶어
더이상 못 버티겠어
더이상은 정말로 못 버티겠어
이런 봉건적인 남성사회가
이런 봉건적인 남성사회가
사람을 압박해서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정신적인 문제로 회사를 쉬게 되면
근무태만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상당수의 사람들, 특히 중년 이상의 사람들은
마음이 약하다든지
근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이 일본기업문화의 현실입니다
일본 택시기사는 절대 손님을 속이지 않습니다
목적지까지 일부러 돌아가거나 하지 않죠
길을 잘못 가는 경우가 있다면
그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30시간의 교대근무를 하고 있을 겁니다
자신이 원했던 삶도, 기대했던 삶도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 중에도, 회사 동료들 중에도
원래는 회사를 경영했던 사람이 몇 있어요
불경기로 회사가 망했는데
할 줄 아는 게 없고,
나이도 꽤 있으니
다른 회사에 취직도 못합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도 뽑아주질 않죠
택시기사 일은 나이를 따지지 않는데다
길만 좀 알고 운전만 할 줄 알면 일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요즘 시대엔 나이든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자기가 뭘 하고 싶은건지, 하고 싶은 일을 찾질 못해요
꿈을 찾을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렇기때문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지 못하죠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언가가
그들에게는 필요한 거죠
사회
일본에서 시험에 대한 압박은 꽤 큽니다
요즘 부모들은 교육을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시만 해도,
부모도 말끔하게 차려입고
면접에 참가해야하고
그를 위한 면접 준비도 해야하니
자연스럽게 시간과 돈이 들어가게됩니다
그러니 그만큼 아이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줬으면 하고 바라게됩니다
그런 류의 압박이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전달되죠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진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진다"
일본 대학교 학생들의 자살률이 극히 높아지고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진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이런 일은 일본 바깥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왕따가 원인인 자살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자살에서말이죠
개인과 집단간에 큰 대립이 있습니다
작년 8살짜리 소녀가 자살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왕따가 원인이었습니다
왕따가해자는 피해자의 교과서 여기저기에
"죽어" 라고 썼습니다
학교는 피해자 부모의 하소연을 무시하고
피해자 스스로 그런 말을 쓴 거라고 주장했죠
아이는 자신의 방에서 타올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그제야 학교측에서 사죄하러 집으로 찾아갔죠
왕따문제는 언제나 대책이 늦어요
제 초등학교시절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담임선생님이 주도해서 절 왕따시켰었습니다
전 성격이나 행동이
꽤나 독특한 학생이었고
담임선생님은 저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왕따시키기 시작했고 다른 학생들이 그걸 따라했죠
사고방식이나 태도가 타인과 다르다면
일본의 학교는 학창시절을 보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병원의 응급실에서는
이른바 "손목긋기"가 원인인 환자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환자의 대다수가 소녀 혹은 여성들이죠
스스로 자기 손목을 나이프나 면도칼로 긋는 겁니다
남편한테 가정폭력을 당했었어요
그래서 가정폭력상담센터에 갔는데
절 너무 냉담하게 대하는 거에요
그래서 그 다음엔 경찰서에 갔는데
경찰쪽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고요
그런 류의 공공기관은 대응방식이 너무 매몰차요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아요
저 스스로 굉장히 마음이 아팠던 케이스가 있어요
30대 여성이었는데, 흔히들 말하는 비정규직
그러니까 파견직 여성이었는데
직장에서 잘리면서
사원기숙사도 나와야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집에 들어가 살게 됐는데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여성의 나이가 30쯤 되면
부모님으로부터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면서
결혼하라는 압박이 들어오죠
그렇게되니 집에 있는 게 불편해진 거에요
부모님께 얹혀사는 게 부담이 되기 시작한 거죠
취직을 하고 싶어도
요즘같은때엔 직장을 구할 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점점 우울해지고
결국 집에 틀어박히게됐어요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올 수가 없어진 거죠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한테 데이트폭력을 당하고 있었기때문에
인간관계에 점점 불신감을 갖게되었고요
결국 자택에서, 그것도 굳이
부모님 침실에서 목을 맸어요
부모님을 향한 일종의 원망이기도 했던 거죠
"내가 이렇게 괴로운데 알아주지 않았다" 라는
저는 그 현장에 직접 가서 현장검증에 참여했습니다
목에 감긴 로프를 풀고 관에 넣었죠
그리고 시체를 화장하기 전에,
관에 꽃을 넣어주려고 했어요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나는 게,
그녀는 목을 매어 질식사로 죽었는데요
그렇게되면 숨 쉬기 힘들어 헉헉 거릴 때처럼 혀가 바깥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혀가 바깥으로 늘어져 나와있었고,
얼굴은 일그러져있었죠
관 뚜껑을 닫을 때
제가 관 안에 꽃을 좀 넣고 싶다고 했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말하길 얼굴이 엉망이니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고
꽃도 사양하겠다고 말하시더군요
일본 자살피해자의 3분의 1은 60대 이상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노인자살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늙었고, 삶에 지쳤으니
그런 거 아니겠느냐?
퇴직 후의 문제는
첫째로, 매일 갈 곳이 없다
둘째, 사회적인 지위의 소실
셋째, 취미가 없다
넷째, 인간관계가 없다
다섯째,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저는 작은 마을에서 의료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굉장히 시골이고 외진 곳에 있는지라
주민의 상당수가 노인입니다
다리가 튼튼하신 분들은 병원에 걸어가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거의 집에만 계십니다
와상(*거동이 일체 불가능한 상태) 직전에 놓여서
집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시는 분들이죠
남편 혹은 부인이 계시다면 아직 괜찮은 상태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인 게 현실입니다
영양가 있는 식사를 만들 수도 없고
집 안에 위생적인 문제도 생기고
셀프케어도 불가능해지고 혼자 목욕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처해서까지 혼자서 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건
굉장히 가슴 아픈 상황이죠
만일 당신이 혼자 산다면,
일본은 굉장히 고독한 곳이 될 겁니다
고독은 자살에 있어 커다란 원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고령자들에게 있어서 말이죠
그들은 나갈 수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습니다
대화할 사람도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상당수의 사람이 외로움으로 인해 죽습니다
사실 저는 우울증때문에 죽고싶어요, 라고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고
의사를 만나러 가도
어깨가 아프고 밤에 잠을 못자겠고 기운이 없어요
두통이 계속 있고 몸 상태가 안좋아요, 라고만 말하죠
그런 말을 들으면 의사들은
그게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는 걸 눈치 채고
가정상황을 파악해서 조속히 문제의 원인을 밝혀냅니다
이른바 "가면우울증"이라고 하는 증세죠
초기에 발견해서 무언가 대책을 세웁니다
대화를 통한 카운셀링도 하나의 방법이고
필요하다면 약물요법도 사용해야 합니다
아내와 자주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만일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서
몸이 마비되어 휠체어 생활을 해야해서
아이들한테 도움을 받거나 개호서비스가 필요해지면
오래 살 의미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타인에게 폐를 끼쳐야 할 바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나을지도 몰라
소중한 사람들을 괴롭게 하느니 말이야, 라고
일본에서 도박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도박은 불법입니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이건 도박이 아닙니다
도박처럼 보일 뿐이죠
사람들은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합니다
돈을 잃고 거액의 빚을 진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도박이 중독성이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자살이나 빚같은 부정적인 것과는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모든 건 그저 즐거움을 위한 것으로,
특히나 고령자들은
하루에 7-8시간을 도박장에서
구슬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이 얼마나 훌륭한 인생인가"라고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제발 부탁이니 이 포스터에 쓰인 것처럼
도박 중에 아이를 차 안에 두지 마세요
여름 더위에 열사병으로 죽을 수 있습니다
알콜이 자살과 관계가 있을까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일본에서 알콜은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으로
당신이 외롭고 지쳐있을 때
한 병의 위스키는 당신의 머리를 맑게 해주고
당신의 삶을 질서있게 만듭니다
엉망진창으로 취한다해도
그 누구도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TV에서는 유명인들이 나와서
"자, 한 잔 더 마셔! 여름이잖아!" 라고 말하죠
일본에서는 알콜의존증을 치료하려하는 기관이 거의 없습니다
알콜의존증 문제에 대한 통계조차도 없죠
미디어에서는 보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지난 50년간 알콜문제로 보도된 건 2건 정도밖에 없는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사회의 아주 일부분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 삼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도쿄 신주쿠에 살고있는데요
신주쿠에는 카부키쵸라는 큰 번화가가 있습니다
일본 전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으로 일하러 오고
카부키쵸는 번화가인만큼
많은 술집, 성매매업소가 있습니다
도쿄 자살률 통계를 보면,
그중에서도 신주쿠는
20-30대 자살자가 상당수입니다
특히나 20-30대 여성이 많습니다
도쿄의 다른 구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으로
어째서 신주쿠에서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높냐고 한다면
당연히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저는 작년 신주쿠에서 일하던 여성분들의 장례식을 몇 번 치뤘습니다만
그분들 모두 꿈을 가지고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꿈을 잃고
술집이나 성매매업소에서 일하게 되거나
남자에게 속아서 돈을 빼앗기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건강이 나빠지거나
그런 연유로 희망을 잃고
빌딩에서 뛰어내리거나 약물남용으로
자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자살방지
이것이 바로 블루라이트라는 겁니다
블루라이트를 보면,
모든 게 잘 될 것 같고
모든 고민과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블루라이트는 저렴한 자살방지대책입니다
전철역 벽에 그려진 행복한 그림과 같은 맥락이죠
사실 저는 블루라이트라는 건 전혀 효과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속보에서
자살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전철역의 블루라이트는
아무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자살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철은 자살하기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철충돌피해자의 40%는
죽는 게 아니라
다리나 팔을 잃는 등의 중상을 입습니다
전철 운전사가 안타깝습니다
그들은 눈 앞에서 죽음을 목격하거든요
자살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을요
제 친구가 오기쿠보역에서 자살을 했습니다
그게 벌써 십년 전 일인데 당시 가족이 치러야했던 배상금이 6백만엔이었습니다
그 후 철도관계자랑 알게되서
전철의 전화 핫라인 시스템을 제가 맡게되었습니다
그때 철도회사에 "인신사고 담당자"라는 직책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인신사고가 일어나면 철도회사의 피해액은 대략 7천만엔정도라고 합니다
이용객들이 다른 철도회사를 이용하게되니까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시체 처리 비용이 드는데
시체 처리 비용에만 6백만엔이 든다고 합니다
그걸 유족들에게 청구하는 거죠
제 친구의 경우에는 그 가족이 전부 배상했습니다
일본 사회의 상식으로는 유족이 질 책임이라고 말합니다
세들어 사는 아파트에서 자살을 하면
집주인이 유족에게 거액의 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불결함이나 귀신 들린 집이라는 이유로 세입자를 구할 수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령의식"을 한다는 건 악령을 퇴치하려고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어째서 자살자들만 악령이 된다고들 하는지
이건 커다란 인권침해이자 차별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최소한 재판소에서는 제령의식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판단해서
배상청구액에서 제외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은 10번의 미수 끝에 일어납니다
그말은 즉 최소한
매년 30만건의 자살미수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그말은 즉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자살미수로 병원에 실려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 발표한 보고를 보니
숫자가 엄청나더군요
심장병이나 뇌졸중, 교통사고 환자를 포함한
응급실로 호송되는 환자들 중
10-20%의 환자들이
자살미수로 실려오는 사람입니다
매일같이 자살미수로 사람들이 병원을 찾습니다
손목을 긋고, 약물을 대량으로 마신 환자들이요
병원에서는 그 환자들에게
손목에 붕대를 감아주고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하고 집에 돌려보냅니다
손목을 긋고 또 긋고
그러고도 또 응급실에 실려옵니다
병원을 찾는 자살미수자들,
많은 수의 사람들을 구할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로, 정신과 의사를 상주시키는 겁니다
정신보건복지사라도 좋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로 그게 안된다면
최소한 이름같은 신변정보라도 받아서
응급실을 나간 후의 상황이라도 확인하는 겁니다
정신과 의사와 연락이라도 할 수 있게 하든가
무료카운셀링을 제공한다든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겁니다
그냥 집에 돌려보내서 일주일 후에 또 다시
손목을 긋고 병원에 실려오지 않도록 말입니다
반복되는 자살시도 중
어쩌면 다음 번에는 병원이 아닌
시체안치소에 가게될 지도 모릅니다
마침내 Ground Zero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의 정신위생관리제도 하에서
우울증의 공포에 직면했을 때,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일본인들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일본의 정신과는 아직 미숙합니다
그 이유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시설에 집어넣어버리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지역공동체에서 실시하는
정신질환 환자 서포트는
부적절하거나 불충분합니다
환자들은 이런 지역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게 느끼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환자들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죠
그리고 자살을 선택하게됩니다
일본 자살자 3만명 중에서
1만명은 이미 멘탈케어를 받고 있습니다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받기도 하고
입원을 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정신과의사는 매우 많은 환자를 담당합니다
한 병원당 평균적으로 40-50명의 환자가 있죠
그 말은 즉, 한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이 3-4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고작 3, 4분으로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게다가 제한된 시간 중 절반은
처방전을 적는데 쓰입니다
그게 효과가 있을까요? 그게 중요합니까?
물론이죠, 자 여기 약 받아가세요
밖에 또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돈 문제에 시달리고
가족관계로 고통받고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사는 이유를 못느끼겠고
아, 시간 끝났네요
정신과 의사나 조교,
숙달된 정신과 간호사, 정신보건복지사,
그 외의 정신과 관련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보니
일본에서의 주된 치료 대상은
정신질환, 입원치료입니다
입원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보호형태의 개호가 주로 이뤄지죠
일본의 정신병원에 입원하면
퇴원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정신병원은 민간의료기관이기때문에
마치 호텔처럼
환자를 잔뜩 받아서
병실을 가득 채워야하죠
의사들은 다양한 약물을 과다하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죠
서양에서 실시하는
개인요법, 집단요법, 환경요법등은
일본의 정신병원 입원치료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든 여행에는 끝이 있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이곳, 토짐보 절벽에서 끝납니다
경찰관이었던 시게 유키오씨는
일본에서 제일 악명높은 자살명소지역을 관할했었습니다
자살한 사람들의 시체를 바다에서 끌어올리는 일도 했지요
한 달에 10구의 시체를 끌어올리던 그는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어째서 그 누구도 자살을 막으려고 하지 않는가?
은퇴 후, 그는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해 이곳으로 돌아와
사비로 절벽 근처에 작은 가게를 냈습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하루 종일 이곳을 순찰합니다
일본의 자살방지대책이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경찰의 책임입니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범죄가 되니까요
교통사고와의 전쟁이라 불렸던 1970년에는
16,000명이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앞장서서
교통사고를 줄이자고 나섰었죠
정부와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나섰기에
이제는 사망자가 5,000명으로 줄었습니다
3분의 1이 된 거죠
일본의 자살률을 보면,
12년간 3만명 이상이 자살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대책을 세우려하질 않아요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정부에서 나서지 않는다면
시민들이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87명의 봉사자들이 함께 일하고있어요
그 중의 20명은 저와 함께 이곳 순찰을 돌고있습니다
6년 7개월동안 활동해서
지금까지 297명의 자살을 막았습니다
이곳이 제일 자살자가 많은 곳이에요
여기서 혼자 앉아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 거에요
누군가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리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물어봐요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고민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297명을 구했는데
그 중에 네명은 결국 자살했고
그 외 나머지 분들은 전부 건강하게 새출발을 했어요
정말로 죽고싶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에요
어째서 그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건지
국민의 생명은 나라의 재산 아닙니까?
모두들 도와달라고 하고 있는데
왜 그들을 돕지 않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알면서도 그냥 둔다는 건 범죄에요
보호책임자 유기죄나 마찬가지입니다
30년간 여기에서 뛰어내린 사람이 646명입니다
646명이라고요
여기에서 사람이 뛰어내릴만한 곳은 세곳밖에 안돼요
겨우 세곳밖에 안되는데 뭐라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뭐라도 해달라고 지역단체에 말을 했는데
지역단체에선 여기가 관광지니까 그럴 수 없다고 하더군요
돈 벌자고 사람 목숨을 버리는 게 말이 됩니까
범죄나 마찬가지에요 살인죄입니다
이미 답은 나와있어요
뭘 해야하는지 모두들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려고하질 않습니다
전 그걸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늦었다
난 내 이웃이 참 끔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녀는 매일같이 찾아와서 차를 달라거나 관심을 구했습니다
그녀는 나이를 먹으니 일자리도 없다고 말하며
집에서 거의 나가질 않는다고 말했었습니다
난 그녀와 대화하는 게 지겨웠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초인종을 누르면
TV를 끄고 집에 없는 척을 했었습니다
그녀는 문틈으로 메모를 남기고 갔습니다
집전화번호, 이메일주소, 핸드폰번호,
그리고 "나중에 봐요"라는 메모를
그리고 다행히도 그녀는 더이상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2, 3개월 후
나는 가스관 누수를 고치지 않는 관리인에게 화를 냈고
건물 복도는 끔찍한 냄새로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한여름 더위에 3, 4주나 방치되어있던 그녀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틀 후 나는 현관문 렌즈로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물건을 쌓고있는 나이든 여자가 보였죠
냄새가 심한데도 그녀는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썩어서 끔찍한 냄새를 풍기더라도, 그래도 그녀의 딸이었던 것이죠
내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취재하고
1만명을 살리는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내가 거부했던 단 한 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잊지 못할 겁니다
우리를 구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책임전가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누군가를 살리는데 필요한 것은
그저 시간을 들여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자살과의 전쟁의 적을 찾고있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거울을 들여다 보십시오
친구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