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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예선을 준비하고 있는 소년이 있네요. 이를 계속 두드리는 걸 보니 아주 떨리는 모양인데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미카스 스탄케비츄스구요, 참가번호는 3009번이에요.
미카스는 음악을 연주할 거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악기를 도통 보여주지 않는군요.
온몸이 온통 더워요, 그냥 뭔가 불꽃이 이글거리는 것 같아요.
너 사람을 놀래키는 재주가 있는 거 아니?
제가 어떤 걸로 놀래키느냐가 중요한 거 아니에요?
지금 올라가서 말야, 심사위원들을 엄청 놀래켜 주란 말이야.
올라가서 준비가 되면 '오버'라고 할 게요.
그래, 올라가라. 잘 해, 화이팅!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소개 좀 해줄래요? 이름이 뭐죠?
미카스 스탄켸비츄스예요.
-사는 곳은? -카우나스요.
-몇 살이에요? -열 여섯 살이요.
-그럼 말 놔도 되겠지? - 물론이죠.
-그래, 미카스, 네 개인기는 뭐니? -전 이빨로 연주해요.
-뭘로? -이빨이요.
-진짜 이빨이니?
- 인조 이빨은 아닌데요. -그래도 이빨로 연주를 하는데... -괜찮아요, 아무런 문제 없어요.
-그럼 한달에 치과에서 돈을 얼마나 쓰는거니? - 치과 가본 지도 오래 됐어요.
-혹시 전부 다 망가져서 보여줄게 없는 건 아니구? - 그런지도 모르죠.
-진짜로 물어보는 거야, 이빨이 상하진 않니? -괜찮아요, 전부 상태도 좋아요.
누가 나한테 만 유로만 주면 나도 이빨을 전부 다 갈아버릴거야.
-그럼 뭘 연주할 거니? - 클래식 세 곡을 하나로 연결한 작품이에요.
그래? 좋아. 재밌겠구나. 정말 재밌겠어.
음악이 잘 안 들리잖아요.
-미카스, 내가 살면서 그런 건 정말 오늘 처음 본다. 몇 년이나 연습을 한거야?
한 8년은 된 것 같아요.
저기 세상에 음악에 그렇게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있잖아. 어떻게 해야지, 그.......
어느 이빨을 두드려야.....대체 어느 쪽을 움직여야 소리가 나는지 알려면 청음 실력이 좋아야할텐데.
-소리가 들려야되는데... 너 어떻게 그 실력이 된 거니? - 그러려면 세 옥타브가 나는 치열을 가져야 할걸요.
하고 싶은 말은, 이빨로 연주를 하더라도 감각이 있어야한다는 거지.
- 고마워요. - 정말 정말 훌륭했어. - 정말 감사합니다.
- 내 생각도 그래, 나도 직접 해봤는데. - 예, 저도 하시는 거 봤어요. - 난 도저히 소리가 안나,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
나도 비슷하게 하는 것 같은데, 안 그래? 정말 해보니까 이게 보통 개인기가 아니네.
정말이야, 아주 훌륭해.
나는 해보기도 겁나는게, 잘못해서 빠지면 어떡해.
그래서 나는 해보진 않았지만 정말 보통 개인기가 아니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구나.
- 말할 것도 없이 게속 남는거죠? - 물론이죠!
- 뽑힐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은 했는데, 진짜 성공을 했다니... 정말 끝내줘요.
-잔치라도 할 거니? -물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