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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전에 이런 질문을 들었을거야.
태어나기 전,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미래와 과거, 어느 한쪽을
볼 수 있도록 해줄테니
어느 쪽이 좋아?」
「어느 쪽이 좋아?」
그리고 나는 과거를 골랐던거야.
강한 사람보다 상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되게 해주세요, 라고
『추억』이 뭔지 알 수 있도록.
이어서 그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어.
「팔도 다리도 입도 귀도 눈도
심장도 가슴도 콧구멍도
두개씩 붙여줄테니
괜찮지?」
「괜찮지?」
하지만 난 부탁했어.
「입은 하나만으로 충분해요.」라고.
내가 혼자서 말싸움을 하지 않도록.
한 사람하고만 키스할 수 있도록.
잊고 싶은,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을 뭐라 불러야할까.
조금 불쾌한 얼굴을 한 그 사람이
별 수 없다는 듯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어.
「가장 소중한 심장은 말야,
양쪽 가슴에 하나씩 붙여줄테니
괜찮지?」
「괜찮지?」
또다시 난 부탁했지.
「고마운 말씀입니다만 저에게는
오른쪽 심장은 필요없어요.
항상 제멋대로만 말해서 죄송합니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겨
그 사람을 끌어안을 때, 처음으로
두개의 고동이 제대로 가슴
양쪽에서 울리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왼쪽은 내 고동, 오른쪽은 네 고동.
왼쪽은 네 고동, 오른쪽은 내 고동.
혼자서는 어느 한쪽이 빠져있도록.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도록.
잊고 싶은,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을 뭐라 불러야할까.
가슴이 두근거리는, 하지만 어쩐지 그리운,
그런 추억을 뭐라 불러야할까.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눈물』도 옵션으로 붙여줄까?
없어도 전혀 지장은 없어.
귀찮다고 붙이지 않는 사람도 있거든.
어떻게 할래?」
「어떻게 할래?」
그리고 나는 간절히 부탁했어.
강한 사람보다 상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되게 해주세요, 라고.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그럼, 덤으로 눈물의 맛 정도라도
네가 원하는 걸 골라봐.
시게 한다던가, 짜게 한다던가
맵거나 달게 한다던가
어느쪽이건 좋아하는 걸 골라봐.
어느 게 좋아?」
「어느 게 좋아?」
「바란 대로 모든 게
이루어져 있지?
그러니 눈물로 찡그려진
그 얼굴을 제대로 보여줘.
자아, 자랑스럽게 보여주렴.」
「정말로 감사합니다.
여러가지로 수고를 끼쳤네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도 괜찮을까요?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