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Highlight text to annotate it
X
아지랑이 데이즈
8월 15일 오후 12시반쯤에 일어났었던 일
날씨가 좋아.
병이 날 만큼 너무나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속에서
할일도 없어서 너와 수다를 떨고 있었어
「하지만 여름은 싫을려나」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너는 내게 넉살좋게 웃어줬어
아아, 도망쳐버린 고양이
그뒤를 쫒아서 뛰어들어가버린 곳은
붉게 변한 신호등
휙하고 지나간 트럭이
너를 치고선 울부짖어
피물보라색, 너의 향기와
서로 섞여서 나는 숨이 막혀왔어
거짓말 같은 아지랑이가
「거짓말이 아니야」라며 비웃고있어
여름의 물색, 휘젓는 것 같은
매미울음소리에 전부 캄캄해져
눈을뜨니 시계의 바늘이 울려퍼지는 침대위
지금은 몇시?
8월 14일 오전 12시 정도를 지난걸 가리켜
쓸때없이 성가셨던 매미소리를 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조금 신기하네
똑같은 공원에서 어제 꿨던 꿈이 생각해냈어
「자 오늘은 그만 돌아갈까」
길에 들어섰을때 주변사람들이 모두
위를 올려보며 입을 열고있었어
낙하해온 쇠기둥이
너를 꿰뚫어 꽂혀
찢어질듯한 비명과 풍경의 소리가
나무들 틈새로 공명해
거짓말인것 같은 아지랑이가
「꿈이 아니야」라며 비웃고있어
캄캄해지는 시야에 들어온 너의 옆얼굴
웃고있는 기분이 들었어
몇번이고 세계가 어두워져 하지만
아지랑이가 빼았아가
반복한지 몇십년
이미 훨씬 예전에 눈치챘던거야
이런 흔한 이야기라면
결말은 분명 하나뿐
반복을 해왔던 여름날 저편에
휙하고 밀어제치며 뛰어든
순간 트럭에 부딪혀
피물보라색, 너의 눈동자와
삐걱거리는 몸에 난반사해
불만있는듯한 아지랑이에게
「꼴좋다」라고 웃었줬더니
정말 자주있는 여름날의 일
그런 무언가가 이곳에서끝났어
눈을 떳네 8월 14일 침대위
소녀는 그저
「또 안됐어」라며
혼자서 고양이를 끌어 안고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