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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됐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뭔지는 몰랐습니다.
어둡고, 축축하고, …으스스했어요.
그러니까, 사다리로 내려가서 바닥에 닿으면 죽음에 휩싸이는 거에요.
도와달라고 소리쳤는데, 내 힘으론… 빠져나올 수 없었죠.
인간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건,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구할 수 없었어요.
우린 그 날 아침에 일했는데, 연장을 준비하고, 용접기를 꺼내서, 그 날 하고자 하는 일을 알아보는 중이었죠.
거의 해가 뜰 무렵까지였는데, 대략, 잘 모르지만, 아마 7시 30분쯤이었을 겁니다.
우린 커피를 마시며 쉬었죠. 제법 좋은 날이었어요. 아버지는 그 날 기분이 정말 좋으셨고요.
이 맨홀 뚜껑들을 좀 열고 상태가 어떤지 보려고.
좋아요, 제가 인부들한테 얘기하죠.
부탁 좀 들어줄래? 마르코한테 그 부품들이 준비됐으면 이리 가지고 오라고 해라. 알았지?
커피 좀 더 드릴까요? 아니 됐다, 괜찮아. 네 볼일 봐라. 난 오래 안 걸릴 거야.
아버지는 작은 손전등과 수첩, 펜을 갖고 내려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아보고, 일을 진행시키기로 하셨죠.
코디, 별일 없어? 안녕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부탁한 부품들이 필요한데요.
그래, 그래 있어. 이것 좀 도와주면 준비해 줄게.
아저씨들을 도와주라고요?
돕는 데 문제 있어?
아뇨, 당연히 도와야죠. 아버지가 아무튼 맨홀을 확인 중이에요.
불과 몇 분밖에 안 된 것 같았는데,
아마 30분은 됐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그 바지선 선창에서 아직 안 나오셨다는 걸 깨달았죠.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었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아버지 봤어요?
계세요?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 구멍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죠.
아빠?
대답이 없어 좀 이상했어요.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는데 뭔가 그냥 기분이 안 좋았어요.
사람들한테 아무 말도 안 했고요. 그냥 밑으로 내려갔죠.
구멍으로 들어가니까 빛이 사라질 거 아니에요?
말 그대로,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여기저기서 밀려오는 거에요.
아빠?
밑을 보니까 희뿌연 빛이 보였는데, 물 속에 아버지 손전등이 있는 것 같았어요.
무릎을 꿇고 손을 뻗어 손전등을 집어 올렸죠.
아버지의 숨이 끊어진 걸 알 수 있었어요. 어떻게 알았는진 몰라요. 그 때까지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때 바로 인정하진 않았을지 몰라도, 돌이켜보면 돌아가신 걸 알았어요.
눈이 돌아가 있었고 피부가 축축해 보였어요. 그냥…진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죠.
도와줘요!
그래요 아빠, 제가 사람들을 불러올 테니 여기 계세요.
도와줘요!
의식을 잃고 아버지 위에 쓰러졌을 땐 아직 살아 있었죠.
부자가 말 그대로 서로 포개져 쓰러져있는 모습인데, 숨 쉴 때마다 죽어가고 있었죠.
위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있었고요.
이봐, 그 밑에들 있나?
이봐 지미, 코디 봤어?
아니, 어디 있었는데?
이 밑으로 내려가는 걸 봤거든.
코디! 코디!
그 양반 어디 있는 거지?
이봐! 코디?
맙소사! 이봐! 도와줘! 도와달라고!
그들은 그저 돕고 싶어 했어요. 장례식 때야 비로소 이분들이 아버지를 정말 존경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들은 그냥 돕고 싶어 했어요.
이봐 데이나, 무슨 일이야? 데이나!
저자들 죽은 거 아냐? 저 밑에 뭐가 있길래?
코디!
왜 아무 대답이 없지?
내가 [욕] 어떻게 알아? 그냥 도와달라는 외침밖에 못 들었는데.
그 양반은 어떻게 된 거지?
코디 아버지? 몰라. 들은 건 [욕] 그게 다야.
코디! 데이나! 댄! 그 밑에 있나? 이봐 댄!
내려가 봐야겠어.
대상을 모르면 대처도 못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세요?
그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 거죠. 위험을 깨닫지 못한 채 앉아서
이러쿵 저러쿵 말은 할 수 있죠.
하지만 결국 자신 탓입니다. 자기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신입니다.
아니, 이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저 밑에 세 명이나 있는데 네 명을 만들 참이야?
달리 뭘 할 수 있는데?
내려 가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잖아. 느낌이 안 좋아.
겁쟁이처럼 이 사람들이 죽게 내버려두자고?
[욕] 무슨 소리야. 무섭고 안 무섭고 문제가 아니야. 우린 이런 데 훈련을 안 받았어. 내려가지 마.
말리지 마 [욕]. 우리 친구들이잖아. 내려갈래.
이봐, 실수하는 거야. 제발 그러지마.
괜찮을 거야. 발견하면 소리칠게.
자신을 구할 수 없으면 아무도 못 구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세요? 영웅도 소용 없는 일이죠.
중대 상황이 닥치면 재빨리 판단해야 합니다.
마르코! 내 말 들려?
아, 저런! 마르코!
거봐…내가 뭐랬어...뭐랬냐고… 이봐!
도와줘요! 도와줘! 누구 없어? 도와줘!
25분 일찍 내려갔더라면 아마 아버지를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내 잘못이 아니에요.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돌아가신 건 사실이죠. 산소가 부족할 때는 한시가 급합니다.
도와줘! 도와줘! 누구 없어? 도와줘!
2001년 10월 4일, 네 명의 근로자가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댄 맥놀티는 숨졌습니다.
매년 밀폐 공간 사고의 희생자보다 더 많은 근로자들이 밀폐 공간에서 구조를 시도하다 사망합니다.
밀폐 지역이나 부분 밀폐 지역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고용주와 근로자는 밀폐 공간의 위험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WorkSafeBC.com을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