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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 회
여러분!
네?
저도 할 말 있어요.
돌아오는 수요일, 다들 시간 비워주세요!!
수요일?아, 그날은 나 윤회장님하고 골프 약속 있는데..
아, 저두 가게 식수들이랑 야유회 가기로 했는데요.
나도 안 돼. 생일 파티 초대받았어.
저도요.
아, 오케이! 다 취소하세요.
왜요?
그 날이 무슨 날인데요?
너의 결혼식!
결혼식?!
제발 좀!어머니 맘대로 이리저리 휘두르지 좀 마세요!!
어머~! 누가 휘둘러~!
너가 한댔잖아 결혼!!졸업하고 한다니까요!!
그게 언제니?레지던트 하고! 인턴하고! 군대도 가야되잖아!
자꾸 미룸 뭐해~!이쁠 때 하루라도 빨리 해~ 응?
아니 그래도 그렇지...
- 아 나 생일파티..- 스톱!
더 이상 아무 얘기도 하지 말아요!
예식장 잡기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날 다들 풀로 비우고!내일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세요!!
안 주무셨어요?
아, 이.. 예..
왜요..
제가 너무 제 멋대로 한 건가요..?
아, 아닙니다.
어차피 같이 사는데
기왕이면 결혼해서 같이 사는 게남들 보기에도 좋겠더라구요.
아.. 예. 사실 저도 그게 좀 맘에 걸렸었는데..
고맙습니다, 여러모로..
근데 왜요.. 표정이 안 좋으세요..
아, 아닙니다. 좋습니다! 좋은데.. 그냥..뭐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어머. 할 게 뭐 있어요-같이 사는데 새로 살 것도 없구. 식장도 잡았구.
드레스하고 반지만 하면 돼요~
그래도..
다음 주 수요일?!!
응..
와.. 진짜 승조 어머니 추진력은 알아줘야 돼-
그렇게..
야..! 니들.. 설마 사고 친 건 아냐?
야! 사고는~!
봉준구도 알아..?
응.. 아빠가 얘기했대.
그래서 저렇게 힘이 하나도 없구나..우리 와도 아는 척도 안하구.
야! 너 드레스는 맞췄어?
반지도 사야지!
이제 해야지. 바뻐.
어서..
사장님~!
야, 말 시켜줘, 빨리!
많이 먹어~
어, 니가 많이 먹어.
사..사..사장님, 사장님~!저기 외국인 왔어요. 외국인! 외국인!
어.
빨리, 빨리요, 빨리!
빨리!
하이~
하이!
땡규.
하니야..! 니가 주문 좀 받어! 빨리.
내가?
나 영어 못 해..!!
그래두. 너 대학생이잖아..!! 빨리..!!
아..;; 하이~!
하이!
하우 아 유?
나... 국수 먹고 싶어요.칼국수 주세요.
한국말 잘 하네.
이게 뭐에요?
아, 버섯! 송이버섯!
아, 송이..버서..?
이거 향...향기 너무 좋아요!!
송이 벗으래.. ㅋㅋ 벗긴 뭘 버서..
송이가 버서? ㅋㅋㅋ
몸에도 좋은거에요.
아, 이건 굴. 오이스터~!
아, 네. 굴!! 이건 원래 안 먹는데.
이거 맛있어요.
어떻게 그렇게 한국말을 잘 해요?
엄마가 한국사람이에요. 아빠는 영국사람.
한국에 엄마 고향 보러 왔어요.
이제 열 밤 있으면 집에 돌아가야되요.
아, 예..
음~! 맛있어요!!너무너무 맛있어요!
아, 그건 오이 소박이!
아, 그... 저 친구가.. 만든 거에요.
아~ 맛있어요! 죽여요!!
아.. 저 친구에요. 부산남자라서 무뚝뚝해요..
아. 네..
아까 건 어땠어?
너무 화려해-
그래?
그럼 이거? 이거 이쁘다!
아, 싫어- 너무 번쩍거려!
그럼 니가 골라봐..
아. 반지 같은 걸 꼭 해야 되냐-
그게 무슨 말야.. 사랑의 증표잖아.
사랑의 증표..
야, 이걸 링 같은걸로 무슨 사랑의 증표가 되냐-!
싫어. 나 안 할래-
안돼. 넌 꼭 해야 돼!
유부남이라고 표시를 해야지!
아~. 그러니까 사랑의 증표가 아니라 족쇄구나 족쇄-
아, 됐어-! 그날 하루 입을 걸 뭘 사-
나 양복 있어-
그래두..! 들어가보자~! 나도 사구~!
그럼 사고 와. 어디 가서 기다릴게.
알았어. 그럼 스튜디오 가자..
스튜디오? 왜?
왜라니? 앨범 촬영 안 해..?
앨범 촬영?!!
야, 됐어!
신랑, 여기 보세요~ 신부보고 좀 웃으세요~
그 우스꽝스러운 걸 나보고 하라구?
절대 안해.
너무해! 반지도 하기 싫다. 촬영도 하기 싫다-
그럴 거면 왜 나왔어?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냐?
집에서 떠미니까 어쩔 수 없이 나왔지-
어떻게 나왔든! 기왕 나왔으면 좀 참고 맞춰주면 안돼?
계속 짜증내고 싫다고만 하고, 하루 종일!
야, 왜 이래..
길에서 챙피하게-.
창피해? 야, 나도 창피해!
반지 가게 사람들이 날 뭐라고 생각했겠어?
왜 계속 나만 니 눈치 보면서 맞춰야 돼?
맞추지 마-!
안 맞추면-! 나까지 안 참으면-!
...이래서 결혼하기 전에 커플들이 많이 깨지는구나.
...뭐?
분명히 말해 두는데. 결혼해도 난 너만 못 봐.
너한테 못 맞춰 줘.
언젠 나한테 맞춰 줬어..
아, 진짜..
어머니 땜에 이게 뭔 짓이야-
어머니 때문이 아니잖아.
그럴거면 결혼하잔 말은 왜 했어.
그러게. 나도 왜 그랬는지 후회막급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진짜?
그래서 예복도 못 맞췄어 아직?
집에서도 말도 안 해.
마주치면 막 피하고..
뭐야.. 며칠 남았다구-
결혼하자 그런 거. 후회한대.
다시 생각해 보재.
..아냐.. 백승조 원래 까칠하잖아.
말은 그렇게 해두 속마음은 안 그럴거야-
아, 영업 끝났는데요.
어, 증조!
어서 와!!
앉어..
책보고 계셨어요?
아, 뭐.. 아빠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그런 얘기들..
아, 너 이 시간에 웬일이야..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이쁘지?
여기다가 둘이서 커피 마시면 너무 좋겠다~ 응?
네.. 이뻐요.
왜.. 결혼 앞둔 신부 얼굴이 그래..
승조가 속 썩여?
아니에요..
와, 이쁘다..
어, 아빠-
어 하니야. 뭐해?
어, 그랬어?
그럼 잠깐 나와라-
지금?
왜. 무슨 일 있어?
데이트..?
알았어.. 지금 바로 나갈게..
아빠..
어, 하니야.
어디 가는데.
지금 어디 가는 거야?
가보면 알겠지-
승조가, 할머니하고 엄마한테 인사드리고 싶대서-
난 바빠서 생각도 못했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어머님-
할머님..
손주 사위 왔어요-.
맘에 드시죠?
아, 오하니. 벌써부터 말 안 들어서 큰일이에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제가 잘 데리고 살게요-
치.. 미워..
미워?
좋아..
고마워.
엄마.
할머니-.
나 시집 가..
사회는 경수 선배가 봐주기로 했구.
주례는 하지 말자. 그리구..
신혼여행은?
우리 신혼여행 어디로 가..?
꼭 가야되? 시간도 없는데.
또 그런다..
아 그래그래!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응! 이태리? 아님 로마?
로마?
로마 같은 소리를 하네.
치.. 농담이구. 어, 외국은 아니여도..바다 건너.. 섬은 갔음 좋겠다.
섬?
그래 그럼.
여의도 어때?
여의도..?
왜.
여의도도 섬이었어.
아니면 밤섬?
아, 뚝섬!
뚝섬..?
아, 귀찮아..
그래 그럼.
이걸로 결정하자.
이거 흔들어서 똑같은 그림 세 개 나오면
니가 가고 싶은 데 가자.
알았어.
근데 이거 확률 작은거 아냐?
아니야.
제주도, 제주도, 제주도, 제주도..
여의도..
제주도! 제주도!
제주도다! 와~!!
와~~!! 제주도!
아싸~!
예~!
기분이 어때? 이제 내일인데.
모르겠어. 아직 실감 안 나..
가방은 쌌어?
응. 뭐. 대충..
짠~!
뭐야 이게?
열어봐.
오, 참.
함부로 팍팍 뜯어봐~!
알았어.
어우 야..!
야, '어우 야~'는 무슨 '어우 야~'야
우리가 자료 좀 찾아봤거든?
근데. 신혼 첫날밤 가장 중요한 게 이 속옷이랑 잠옷이래!
그리고 향기!!
봐봐. 니가 먼저 샤워를 해.
승조오빠~!
그 다음에 이 속옷을 섹시하게 이렇게 입은거지~!
야, 그 다음에 너는 향수를 샥샥 뿌리는거야.
화장도 살짝 하구.
아! 샤워할 때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
뭔데??
절~대! 콧노래를 불러서는 않된다!!
왜??
남자가, 쫀대. 너무 쎄 보여서.
아..
야..! 백승조.. 키스 잘해?
뭐야~!!
말해줘~승조 키스 잘해?
야!
좋았어?
어떻게? 말해봐!
그만해!
저기.. 이거.
이게 뭐에요..?
은수저하고 반상기입니다.
야, 이걸 왜 했어!
아무것도 안 해도, 이건 하는 거래더라!
저기.. 이불도 한 채 샀습니다.
방에 있는데. 맘에 드실지.
아 참..
사돈! 잘 부탁합니다!!
네.
잘 부탁합니다. 사돈-!!
어우.. 어떻게..
형.
자?
아니.
결국 하네. 오하니랑..
그러네..
왜. 싫어..?
그렇지 뭐..
오하니, 머리도 나쁘구.. 덜렁이구..
뭣보다 바보잖어..
수영도 못하면서 나 구하겠다고 뛰어들구.
형한테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좋다고 웃구..
난. 오하니보다 훨씬 이쁘고 똑똑한 여자랑 결혼할 거야-
그래..
근데. 형이랑 오하니랑 결혼하는 건 찬성이야.
난 형을 정말 좋아하지만.
솔직히 형 성격에 문제가 좀 있는 건 사실이잖아?
그래서, 형은 딱 오하니 같은 여자랑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해.
잘 하는 거야..! 축하해!!
하니야.
내는.. 지금 억수로 행복하다.
왜냐면은. 하니 니가, 지금 억수로 행복할 거 아이가.
니가 행복하믄
내도 행복하니까.
축하한다, 오하니-.
이쁜 꿈 꾸고..
내일 보자..?
뭐야..
밤새 잠 안 자고 얘기하자더니..
아빠..
왜 안자고 내려와.
잠이 안 와.
아빠는?
아빠도
아빠..
어.
..고마워.
나 이렇게.. 잘 키워줘서..
어..?
울면 안돼~
너 눈 부으면
내일 다른 사람들이 신부 안 이쁘다고 흉본다~
어..
울지 말라니까?
좋은 날 왜 울어..
아빠도 웃을 거야.
너도 내일 웃어야 돼~?!
홀애비에 외동딸..
시집가면서 울면 괜히 청승맞다~?
알았어..
웃을게!
그래!
아빠..
응?
우리 발 맞춰볼까?
어..
그래.
시..
시..작.
아이고.
사모님.
제 아들인데요.
좋아해요!
축하합니다.
바빠도 와야되!아, 예~
하나, 둘, 셋!
나도 찍을래!
민아, 이리 와!주리 옆에 서.
찍는다~!
선생님!
선생님!
안녕~!
축하해 하니야~!
축하해요!
선생님.. 인심하셨어요?
웬일이야?!
창피하잖아!
하니야, 축하해!
백승조랑 결혼하라니. 넌 진짜 대박이다!
성공했어!
성공했어!
하니야, 이따 보자.
네, 와주셔서 감사해요.
예쁘다!
하니야, 축하해!
너무 예뻐!
어머, 선생님들 결혼하는것도 대박이다, 야.
그게 봤어? 너도 언젠간 인심할거 아냐?
이쁘네?
너도.
좋다. 너라서.
어?
백승조가, 나 아닌 너 선택해서 좋다구.
그래, 이런 남자라 내가 좋아하지~
그런 생각이 드네?
어렵다..
뭐 어려워-
백승조 여자 보는 눈 있네~
그런 뜻인데.
헤라야..
행복해야 돼?!
나 샘나서 빨리 결혼하고 싶어지게-
어! 노력할게!!
야, 노력하지 마~!
나 너 노력한다고 그러면 겁 나!!
오하니의 끈기! 참을성!
거기다 오하니가 노력까지 하면-
다 죽었어~!!!
그래~!
...축하해.
고마워..
이따 봐.
왔냐.
야, 백승조 니 억수로 좋은가 보다.
입 찢어지겠네.
멋있다?
그럼~!!
니 조심해라? 하니가 내 보고 맘 바뀔지도 모르니까-!!
막판에 내 하니 손 잡고 뛰나가는 수가 있다!
잠시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후부터 신랑 백승조군과 신부 오하니양의 결혼식이..
어떡해 은조야?
시작한대~!
떨려?
으이그. 괜히 또 실수하지 말구!!
반질 놓친다든지, 드레스 밟고 넘어진다든지!!
어우 야~!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결혼 축하 선물 줄까?
선물?
어. 뭔데?
귀 대봐~
뭐어...?!!!!
아, 오늘 결혼식은요. 보시는 바 주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혼인서약을 직접 당사자들끼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
나 백승조는
신부 오하니를 맞아 어떠한 경우라도 항시 사랑하고 존중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진실한 남편으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을
맹세합니다.
나 오하니는
신랑 백승조를 맞아
어떠한 경우라도 항시 사랑하고 존중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진실한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 신부 아버지는 제 코흘리개 때부터 친굽니다.
중학교 때까지 이 친구 집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신세도 많이 졌죠.
그때도 그랬고, 또 다시 만나서도 그렇고,
세상에 이렇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 또 없을 거다.. 늘 생각했는데..
그 훌륭한 친구가 이젠 사돈이 됐습니다.
친구야.
귀하게 키운 딸 허락해줘서 정말 고맙다..!!
무슨 말을 해줄까.. 생각을 하다가..
제 짧았던 결혼생활을 돌아봤습니다.
결혼식 날, 눈이 그렇게 많이 왔던 거랑..
크리스마스 날 밤에, 팔고 남은 국수 같이 먹으면서
서로 "메리크리스마스!" 그랬던 거.
서로 "메리크리스마스!" 그랬던 거.
그리고 우리 하니 낳고, 집사람은 웃고,
나는 하니 안고서 막 울고.. 그랬던 거.
그런 게 기억나더라구요.
별 거 아닌데.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아마도 서로 같이 겪은 일들이라 그런 거 같네요..
우리 장모가 늘 '노아의 달팽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지가 가야할 길을 알고.. 또 그 길을 웃는 얼굴로 가는 아입니다.
혼자 애쓰는게 항상 안타깝고 미안했는데..
오늘부터는 저렇게 듬직하고 멋진 신랑이 같이 가주니까..
가슴이 쫙 펴지면서 든든하네요.
승조. 고맙다!!
우리 하니랑 끝까지 같이 가줘-!!
반지 교환 순섭니다.
자, 우리 신랑신부, 반지 교환해 주시죠~
어떻게..?
여깄다!!
고마워.
하여간.. 바..보..!!
치..! 구박하지 마, 백승조..!
사실은 나 많이 좋아했으면서.
것두 아~주 오래 전부터!!
뭐?
뭐라는거야?
두 번째 키스!!빗속에서가 아니라. 펜션에서였지?
자고 있는데.. 치사하게!
그랬으면서 내숭은~!!
오~!!
여러분, 신부 진짜 대담합니다! 와하! 야~!
꼴 좋다~! 메롱.
우와.. 멋지다~!!
우리 살짝 내려서 바다 보고 가면 안돼..?
보구 가자~! 응? 바다 보고 가자~!
너무 이쁘다!
바다 색깔 봐~
너무 예쁘지?
무슨 남태평양에 온 것 같애!
어쩜 바다가 저렇게 파래?
왜~
아직도 화났어?
다 봤으면 가자.
다음은요. 우리 선남선녀, 동갑내기 신랑신부의 성장기를
영상으로 준비하셨다고 하네요.
앞에 있는 음식도 계속들 드시면서 편안하게 우리 좀 같이 감상하시죠-!!
야~ 정말.. 애기 때부터 정말 미모가 아주 남달랐습니다..
이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오고저렇게 의젓한 사내대장부가.. 오잉??
저게 형이야?!!
그래~!
형이야!!
아 후련해~!! 난 정말 이제 비밀 갖곤 못 살겠어~!!
승조야, 너도 이제 가볍게 살아~!!
자유롭게~~!!!
어머니도 참 너무하셨지..
한성질 하는 것 뻔히 아시면서.
야! 너 어디가?! 야!
야! 너 어디가! 야, 백승조!! 야!!
도대체 언제까지 따라오실 거에요?
아, 저.. 그..그게..
헤라!
배 안고파?
아까보니까 아무것도 안 먹던데.
..밥 사주까..?
내가 생각했던 호텔이랑 다른데. 되게 예쁘다.
우린 이쪽이다.
아, 진짜 짜증나!!
무슨 남자가 그렇게 길눈이 어두워? 내비도 있는데!
미안해.
어머!! 웬일이야!! 여기 묵으세요?
기억 안 나요?
아까 비행기에서. 우리 나란히 앉아 왔는데?!
아, 네..
체크 인, 체크 인-!!
아!! 어.
어디 정문도 모를 찾아가지고 후문으로 들어오기나 만들고..
아우, 미치겠어 정말.
어머..! 아까 계속 옆자리에서서 몰랐는데 정말 잘생기셨다~!!
배우 해도 되겠어요~!
아, 그럼.. 먼저 갈게요..!
가자.
아. 저기요~
진짜 좋아하는 구나. 핫도그..
아! 헤란 핫도그 별로 안 좋아하나?
딴 거 먹으러 갈까?
아..아니에요. 괜찮아요.
드세요.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
눈곱..
네?
뭐야?
뭐야? 핫도그 먹기 대회..
10분에 서른 개 먹으면 뉴욕 대회에 참가할 수..
뉴욕! 뉴욕 간대!
자격이 스무 살부터 마흔 살까지..
우와, 난 간신히 됐다. 나 스물 하나니까. 그치 그치?
야, 이거..
헤라, 헤라야!
10분에 서른 개면은 20초에 한 개만 먹으면 되는데.
이거 안 되나? 가능할 거 같은데?
나가시게요?
저런거 나가줘야지. 자, 봐봐.
핫도그 실컷 먹지! 뉴욕 가지!그리고 우선이면 상금도 막 되게 많이 탈 수 있는데.
헤라야, 내가 우승하고 상금 타잖아? 헤라 맛있는건 많이 사줄게!!
아, 우리 연습해보자.
내가 요거 먹을테니까.
일부터 이습까지 세, 알았지? 자..
하나.. 둘.. 세-
웃었다.
저.. 그날.. 몸살 안 났어..?
테니스 그렇게 엄청 오래 쳤잖아.
아.. 뭐 그 정도까..
그 정도라니! 네 시간이나 쳤으면서.
네 시간이나 있었어요, 선배?
어? 아.. 먹자, 핫도그.
여기 되게 좋다..!
바다도 코 앞이구.
엄청 이쁘다..
저기..
나 노력할게.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할거야!
좋은.. 아내 될게.
아 어떡해~
분위기 좋은 거 같애~!!
어?
아, 그 방이시구나!
우리 방은 여기에요!
진짜 인연이다!
어? 이벤트가 있는 촛불 정찬은 뭐에요?
저희 호텔에 오시는 신혼부부들한테 제일 인기 좋은 프로그램이거든요.
우선 식사만 하시는 걸로도 되게 만족해들 하실 거예요.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시저 샐러드 후에 라이브 뮤지션 연주, 특선 사진 서비스.
이걸로 할까?
오늘 같은 평일에는 또 최고가 와인을 서비스로 추가 됩니다.
정말이요?
촛불 켜놓고 식사하면서 공짜 와인까지..
괜찮다.
어때?
그래요, 오늘 저녁은 이걸로 하죠.
네, 알겠습니다.
준비되는 데로 방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여기 연못 옆에 레스토랑으로 오시면 됩니다.
네.
아, 두분말고 한 커플이 더 신청하셨는데,딱 두 커플만이라 더 ㅇㅇ하시겠어요.
또 있어요? 신혼부부가?
어머! 어쩜 좋아!
신혼부부를 위해서 호텔에서 마련한 이벤트가 있다 길래
뭐, 시시하겠지 했거든요.
너무 낭망적이지 않아요?
우리 인연도 진짜 보통 인연 아닌가 봐요. 안 그래요?
그냥 공항에서부터 같이 올 걸!
우리 엄청 헤맸거든요!
길눈이 좀 어두워서요..
길눈만 어두워?
근데 둘 다 어려 보이는데...
네. 스물 하나 돼요 이제.
어머! 우리 다 갑이다!
우리 인연이다. 진짜!
근데 결혼 엄청 빨리 했다.
네, 뭐..
사고 쳤나?
우린 열한 살이나 차이 나거든! 근데 더 나 보이지..?
- 드세요..- 네.
와인도 잘 따른다.
아. 동갑이니까. 말 놔도 될까?
맘대로.
자기 무슨 막걸리 마시니?
내가 와인 먹을 줄 을 몰라서.
아.. 천천히 가.. 천천히..
토할 거 같애..
그러니까 웬 술을 그렇게 많이 먹어?
괜찮아?
응..
아.
포크 주세요.
포크?
이게 무신 스파게티가?
음식은 다 먹는 법이 있는 기다!이런 국수는
젓가락으로 이렇게 후룩후룩
먹어야 제맛있지!
자-!
저 젓가락 잘 못하는데..
아, 니는 엄니가 한국 사람이라매?
젓가락질도 안 배웠나?
자.
이 젓가락질은
원리를 알아야되는데, 원리.
젓가락을 이쪽에 딱 하고, 힘을 여기랑 여기..
그라고 나머지 한 쪽은 여기다 걸고
요거만 이렇게 움지겨 이렇게 이헐게
니는 어디로 보노? 사람이 실명하는데.
자. 거기말고 여기다가.
여기, 여기!
그래.
와! 건물이 되게 신기하게 생겼다!
젠네 대사관 본따서 만들었네..
젠네?
응. 서아프리카에 있는 이슬람사원인데.
진흙으로 만든 건물들 중에 세계에서 제일 크대.
아~ 진흙으로?
와!
진흙으로 어떻게 이렇게 큰 건물을 지었지?
1년에 한 번씩 진흙을 덧발라주는 날이 있어.
저기 툭 튀어나온거 보이지?
어.
이걸 밟고 올라가서.
아~ 그렇구나.
승조씬 어쩜 그렇게 아는 게 많아?
의대생이라 그런가? 같이 다니면 재미겠다.
꼭 붙어 다녀야지~?!
아. 괜찮아?
자기 어제 와인 두 병 혼자 다 먹었어. 알아?
아. 그래?
이거 되게 신기하다~ 그치?
오, 그것봐. 이쁘다!
아, 죄송합니다.
저기 가.
빨리!
여긴 재밌다!
저쪽으로 갈까?
이보세요!
네?
남편이면 아내 관리 좀 잘 하세요!
그쪽 부인 땜에 저까지 이게 뭐에요!
아, 미안해요, 하니씨.
저도 사실 걱정이에요.
승조씨가 우리 현아한테 빠질까봐..
에?
승조가요?
우리 승조는 저딴 여자한테 관심도 없어요.특히 저렇게 들이대는 여자..
저딴 여자라뇨!
들이대다뇨!우리 현아가 붙임성 좋고 애교가 많아서
그런 오해 종종 받는데!어린애처럼 순수하고 착한 아이에요!
저한텐 정말 과분한 여자란 말이에요.
어머.
저 두사람 잘 어울리는데.
우리, 여기 다 보고, 성 박물관 안 가볼래?
거기 엄청 재밌다던데...
가보자~ 응?
가자!
- 오, 아임 쏘리!- 아, 뭐야!
우와, 귀엽다!!
이거 은조 사줄까?
안 사도 될 거 같다. 내려놓아.
아, 진짜.
우리 부부잖아.
멋있게 입고 오든가! 이게 뭐야.
오늘 엄청 다녔다.
박물관만도 해도 몇 개야.
안 피곤해?
운전까지 하느라.
먼저 씻을래?
어?
그럴까..?
아, 어떡해!
드디어 때가 왔어!
어떡해. 떨려!
누구세요?
나야! 문 좀 열어 봐!
뭐야..!!
우리 샴페인 한잔씩 하자! 이거 되게 좋은 거야!
어, 안녕하세요~
근데 식사 하면 좀 늦셨네요.와인이라도 하나씩 갖다 드릴까요?
됐어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
이게 뭐야?
사진도 한 장 못 찍고.
아마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거야.
어?
왜?
여기 와서 너랑 단 둘이 있을 적이 단 하루도 없어.
그니까! 우리 오늘은 우리 둘만 다니자! 응?
그래.
정말?
오, 이뻐이뻐!
앙. 이래서 백승조가 나랑 결혼했구나!
승조씨! 승조씨!
뭐야? 누구야?
글세.
승조씨! 좀 도와줘요!
아파. 아파.
정확히 어디가 아파요?
아. 모르겠어! 다 아파! 앙앙.
현아야!
좀만 잠아요.
여기요?
아니. 거긴 아닌 거 같애..
그럼. 여기?
여기요?
싫어. 만지지 마.
그만 해.
여기요?
여기. 여기가 아파!
그만해!
그딴 여자 몸에 손대지 마!
오하니. 지금 뭐하는 거야?
싫단 말야.
니가 다른 여자 몸에 손대는 거.
싫어.
오하니! 넌 의사가 될 사람이랑 결혼한 사람이야!
지금처럼 아픈 사람 몸에 손대는 걸
질투하면 어쩌겠단 거야?
창피하지 않아?
싫으면 나랑 같이 살 수 없어.
알겠어?
하니씨!
얼른 쫓아가 보세요!
아 참..
하니씨!
드디어 우리 둘만 남았네?
승조씨. 하니 안 좋아하지?
손도 대고 싶지 않은 거지?
아쉽다. 하니보다 날 먼저 만났어야 되는 건데.
그랬으면...
그랬으면.
거들떠도 안 봤겠지.
어?
이런 데서 만났으니까 할 수 없이 상대해 주는 거야!
너 따위가 감히 하니랑 비교하지 마!
놓쳤어요!
둘만 있재다니, 혼자 가버리면 어떡하냐?
아직 화났냐?
니가 내 입장에 되봐.
화 안 난게 이상하지.
그래도 넌 웃는게 이쁜데.
너가 웃고 있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
간지러워!
야,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잘 못했어!
미안해..
바보같이 굴어서.
그런 일에 질투나 하구..
..못난이.
귀여워.
가끔.
이쁠 때도 있어.
어쩌다.
근데.
왜 니가 좋지?
별로 이쁘지도 않고. 어쩌다 귀여운데.
왜 항상 보고 싶을까..?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저기.
잠깐만...
잠깐.. 준비할게 좀..
무슨 준비.
그게..
여자는.. 준비할 게..
됐어.
더는 못 기다려.
아, 굿모닝~!
어, 왜~ 더 자지 그래~!
피곤할텐데.
아, 죄송해요.
뭐야.. 5시부터 자명종이 울리길래
어떤 아침밥을 해주려나~ 기대했는데.
형.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봐.
하니야, 너도 앉아.
아, 씻고 먹을래?
네..
죄송해요..
무슨. 전혀~
도서관 갈 거지? 금방 씻고 같이 가!
아. 그 간호학 전과 공부하려고?
네..
어머~. 아들은 의사구 며느리는 간호사구!너무 멋지다~!!
아니에요~!간호학과에 결원이 생겨야 시험 볼 수 있대요.
안 생기면 아예 못 볼 지도 몰라요.
어머, 정말..?
본다고 붙어?
차라리 못 보는 게 낫지.
백은조. 너 말버릇 고쳐.
이제 형수님이야-!
오, 맞다. 혼인신고 해야지?
글쎄요.
무슨 대답이 그래?
바쁜 건 아는데. 바빠도 일에 순서가 있지!
하니야. 너 이따가 승조랑 같이..
생각 좀 해보구요.
뭐? 무슨 생각을 해?!!
호적에 저 녀석 올리는 거요.
좀 더 두고 보구요.
얘! 지금 그게 신혼여행까지 갔다 온 녀석이 할 소리야?
그거야 어머니가 강제로 등 떠민거구요.
백승조!! 너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해?
하니 아버님 안계셔서 다행이지..
왜? 뭘 생각해 보고 싶은데...?
글쎄.
아, 그냥 뭔가 굉장히 찜찜해.
계속 등 떠밀리는 느낌이야.
너도 그걸 바라진 않지?
그런가?
아, 그럼 어떻게..?
아! 간호학 전과.
너 전과 시험 합격하면. 그때 하자. 혼인신고.
그거랑 혼인신고랑 무슨 상관이야!
말도 안 돼!
왜. 자신 없어?
겨우 그 정도 각오로 덤빈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결원 안 생기면 아예 못 볼지도 모른다니까?
나겠지. 언젠간.
뭐야?
전과시험에 합격해야 호적에 올려줘?
그냥 해버리면 되지 뭐.
혼인신고.
나 미스터 봉 좋아요!!
뭐어..?!!!
한눈에 반했어요!!
근데. 미스터 봉이 좋아하는 사람 있대요.
진짜에요?
그나저나 좋겠다? 스캔들도 있구. 아줌마가..
혹시.. 질투...? 질투한거 맞지? 그치?
- 아니라니까!- 에이~ 맞으면서!
그날 이후로 크리스가 뜸하다~?
뭐꼬. 봉준구.. 니 여 와 왔노..?
미친거 아이가..
나 전과 신청했다!
이번에 합격하면, 크리스머스 데이트 해줘.
야, 뭐해?
- 이리 와.- 형!
어! 어, 은조야.
아, 오하니랑 데이트 하고 싶어 미치겠다!
늦었다!